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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발견] 박기범 박사님의 발표에 대한 의견입니다. 2013/05/22 () 조회(2639) 김성욱

자기발견학습을 위한 ICT기반 사회과 융합프로그램 설계 전략에 대한 의견

 

김성욱(서울대학교 교육학과 박사과정)

 

  우선, 이렇게 토론에 참여하게 해주신 박기범 선생님께 감사합니다. 자유로운 형식으로 제 의견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발표에서 언급된 자기발견은 자아가 사회(역사)안에 존재하는 타아(他我)의 대상이며 타아는 자신의 대상이라는 인식을 말하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그러므로 자아는 인간성(Human nature) 속에서 주체라는 것을 인식하고 사회 안에 소속되어 있는 책임과 의무가 주어진 역사적 존재라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자아를 인식하고 발견하기 위해서는 나를 둘러싼 환경들과의 상호작용 속에서 자아의 본질적 의미를 탐색해야 한다는 접근에 동의합니다. 또한 자기발견은 개인이나 집단이 성장하고 발전하는데 있어 제반역할을 하므로 개인의 차원을 넘어서 공동체의 민주시민교육을 지향하는 사회과교육에서 더욱 의미가 부각될 수 있다고 봅니다. 덧붙여 자기발견학습은 객관적으로 자신을 인식하고 주변과의 관계를 고찰하는 방향이 아닌 나를 둘러싸고 있는 환경과 자신의 관계를 이해함으로써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방향으로 가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자기발견학습을 위한 ICT기반 사회과 융합프로그램 설계 전략을 도출하기 위해서는 자기발견학습의 개념을 정의하고 자기발견학습에서 요구되는 필수 요소는 무엇이며 어떤 과정으로 이루어지는지에 대한 연구가 선행되어야 합니다. 자기발견의 핵심 요소가 무엇인지 알아야만 이를 향상시키기 위해 적절한 어포던스(affordance)를 가진 매체를 선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발표에서 자기발견학습을 지지하는 근거로서 철학적 측면에서는 비고츠키의 사회문화적 구성주의를 언급하고 있습니다. 구성주의는 일종의 철학적 신념에 가깝기 때문에 자기발견을 학습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구성주의의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한 학습이론에 근거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구성주의를 표방하는 대표적인 학습이론들인 활동이론(activity theory), 상황학습이론(상황인지이론)(situated learning theory or situated cognition theory), 분산인지이론(distributed theory), 학습의 생태심리학(ecological psychology of learning) 등에 근거하여 학습을 바라보는 framework를 설정하고 자기발견학습을 위한 학습환경설계 원리를 도출할 필요가 있습니다. 비슷한 이름을 가진 자기주도학습, 자기조절학습과 자기발견학습은 학습에서 초점을 맞추어야 하는 요소나 학습과정이 다르지 않을까요? 따라서 설계 전략에서도 차이점이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또한 사회적이라는 의미를 사람으로만 한정지을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통해서 자신을 발견하지만 나를 둘러싸고 있는 다양한 사물(그 속에도 사회적 목소리가 담겨있으므로)과 환경이 나와 상호작용하기 때문입니다. 사람은 영화를 보면서 나를 발견하기도 하며 혼자서 스마트폰 게임을 하면서도 자신을 발견하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자기발견학습을 위한 사회과 교육에서의 교수학습방법은 어떻게 이루어져야 할까요? 떠오르는 생각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사회과 교육내용을 간단하게 집약하자면 나와 주변과의 관계입니다. 인문환경과 자연환경을 나와 연관시켜 생각해 보는 것입니다. 이 관계를 통해 사회, 역사, 공동체에서의 자기발견이 가능할 것입니다. 교사는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데 그치지 않고 수업에서 학생들에게 관계에 대한 성찰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하며 이를 통해 학생들이 reflection in actionreflection on action이 잘 이루어질 수 있게 해야 합니다. 협력적 성찰도 이루어져야 하고요. 수업이 끝날 즈음해서야 하는 오늘 느낀 점은 무엇입니까?”라는 식의 형식적인 성찰은 지양해야 합니다. 활동을 강조하는 수업에서는 투사, 역할극, 포럼연극 등의 방식을 활용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럼 ICT기반의 사회과 융합프로그램의 방향은 무엇일까요? 융합프로그램의 의미는 잘 모르겠지만 개발되는 프로그램이 단순히 내용을 실감나게 전달하는 콘텐츠에 초점을 두면 안될 것 같습니다. 우리는 그동안 ICT를 콘텐츠 위주로만 생각했습니다. 여러분도 웹을 서핑하면서 사회과 내용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동영상, 플래시는 없나 두리번거리지는 않았나요? 자기발견학습을 위해서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점은 ICT기반 프로그램이 학생들의 다양한 상호작용을 지원하는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ICT기반의 특징은 동시적인 학습과 비동시적인 학습이 가능하며 활동을 위한 커뮤니티를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참여자들은 온라인에서 즉각적으로 토론할 수 있으며 토론 기록 내용을 추후에 보며 성찰할 수도 있습니다. 토론에서의 활발한 자기 의견 표현과 생각의 다발들은 학습자의 주체의식과 사고력을 높여줄 수 있습니다. 사람이 말로 표현하기보다 글로 적을 때(타이핑할 때) 성찰이 더욱 일어난다고 합니다. 자신의 생각을 눈으로 보면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죠. 경험적으로 입증된 효과적인 온라인 토론을 위한 툴(tool)이나 LMS를 잘 활용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또한 강조가 되는 것이 비판적 사고력입니다. 고등사고력을 명시적으로 강조하고 있는 사회과교육에서 비판적 사고력의 향상을 위해 ICT가 활용될 수 있는 면이 매우 많다고 봅니다. 비판적 사고력은 확증편향(confirmation bias)을 극복하는 중요한 능력입니다. 확증편향은 사고와 문제해결 과정에 있어서 자신의 신념 혹은 선호 가설을 뒷받침해주는 정보만을 선택적으로 활용하는 무의식적인 인지과정입니다. 확증편향은 학습자가 개방된 자세로 자신의 입장과 일치하지 않는 정보를 받아들이고 타당한 결론을 도출하고자 하는 사고과정을 방해하고 이는 결국 관계이해에 악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확증편향을 극복하는 방법으로 우선 학습자에게 다양한 의견들이 존재함을 막연히 인지시키기보다 학습자의 믿음과 일치하는 관점들을 적극적으로 부각시키고, 반대되는 관점에 대해서도 실제로 깊게 생각할 기회를 만들어 주어야 합니다. 이를 사회과 내용이나 생활과 결부시킬 경우 더욱 효과적으로 감소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정확성 동기(accuracy motivation)을 높이는 방법이 있습니다. 정확성 동기란 주어진 정보의 타당성을 정확하게 판단하고자 하는 동기로서, 자신의 신념을 계속 지키고자 하는 방어적 동기(defense motivation)와 대립되는 개념인데 확증편향은 방어적 동기가 작용한 경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자신의 사고에 대한 책임감을 길러주는 방식으로 정확성 동기를 높이는 방법을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교수학습 방법적 측면에서는 의사결정, 토론, 협업 등에서 확증편향의 영향력을 낮추는 요소를 찾아 수업에 적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집단활동을 강조해야 하는데 여기서 주의해야 할 점은 그룹 활동 중 구성원들이 의견을 제시할 경우 대세가 되는 의견의 영향을 받아 구성원들이 서로 유사한 의견을 내는 경우가 많으므로 구성원 각자 그룹활동 전에 자신의 의견을 정리한 다음 만나게 하는 것이 필요하겠습니다.

  좀 두서가 없이 글을 작성해보았는데요. 정리하자면, ‘자기발견학습을 위한 ICT기반 사회과 융합프로그램은 사회과가 추구하는 목적에 부합하고 교과 내용을 충실히 담고 있는 콘텐츠를 포함하여 그 콘텐츠를 매개로 다른 사람과의 의견 교환 등의 협력적 상호작용을 통해 타인의 생각을 비판적으로 수용하고 자신의 생각을 명시적으로 드러내어 성찰을 도모하는 학습을 제공하는 방향으로 개발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